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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문화혁명> (1)신문명 어디로 흘러가고 있나 |
지금 전세계는 디지털의 소용돌이에 진입했다. 21세기는 삶의 일상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바뀌는 문명의 전환기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혁명에 대한 일반의 인식수준은 아직까지 E메일과 전자상거래의 언저리에 머물러 있다. 문화일보는 영상문화학회(공동대표 도정일?♠봇構?와 함께 우리 시대 최대 화두인 디지털 현상을 `문화혁명'으로 규정하고,이를 인문학적으로 성찰하기위한 시리즈를 연재한다. 디지털 혁명에 대한 연구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제 시작단계란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기획은 학계는 물론 문화현장에 신선한 지적 자극제가 될 것이다. 매주 2회씩 연재되는 이 특집에는 문학, 철학, 미디어, 디자인, 영상, 공학, 출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영상문화학회 회원들이 필진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첫회로 `디지털 문화혁명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포괄적으로 짚어보기 위해 박광성(`생각의나무'대표,학회총무), 김성도(고려대교수?∮銹G?, 김동윤(건국대교수?▶拈??, 김민수(전서울대교수?♡챨℉弔愍?씨 등이 대담을 가졌다. "디지털언어는 인류문화 지각변동 초래"박광성(사회)〓근대 이후 지식인의괴로움은 의식의 진보에 비해 현실의 변화가 더뎠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디지털의 기술적 진보는 우리 삶과 사회의 곳곳에 혁명적 변화를 초래하고 있고 오히려 이런 시대를 지식인들이 제대로 인식하고 정리해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지식인들은 헤겔의 올빼미든, 마르크스의 망치든 현실과 일정한 긴장관계를 가지고 너무 늦지 않게 현실에 대한 지적 분석의 틀을 끄집어낼 수 있어야겠지요. 김민수〓디지털 문명은 인류가 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새로운 현상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 속을 잘 들여다보면 이미 우리는 디지털의 은총과 저주를 온몸으로 체험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디지털은 변두리 아파트를 초고속 통신망으로 세계와 연결시키고 있지만, 얼마전 전세계에 퍼진 `러브 바이러스'처럼 지뢰밭 속에 사는 심각한 공포감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반면 우리 학계에는 현재 기술적 논의밖에는 없고, 인간 삶의 문제와 그 지형적 윤곽을 그려내야할 학자들이 헛기침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김성도〓디지털 현상은 엄연한 현실이며 우리는 디지털에 대한 양극단적 입장을 지양해야 합니다. 네그로폰테와 빌 게이츠류의 디지털 행복론 또는 디지털 인류론은 물론, 디지털 자체에 대한 맹목적인 거부, 더나아가 디지털 테러주의자등 양쪽 진영 모두에 대해서 경계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 테크놀로지의 매개없이 세계에 대한 이해와 경험의 표상은 더이상 가능하지 못한 세계 속에 진입했습니다. 기호학자로서 저는 디지털 언어가 전혀 새로운 인지 작용, 자아, 생명에 대한 개념 수정으로 나간다고 봅니다. 총체적인 인류 문화의 지각 변동을 일러 저는 기호학적 이동(semiotic shift)으로 부릅니다. 김동윤〓디지털시대의 변화 가운데 우선 지식생산과 유통의 근본적인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식의 형태는 뿌리?⊙袂?∏す뎔≠熾?잎사귀로 된 수직적?♣㎞窩?형상을 띠는데, 디지털 시대의 지식형태는 뿌리줄기와 덩굴과 같은 수평적?▥쓴騈?망상구조를 갖게 된다는 점입니다. 수직적 지식생산구조는 중심이 있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권력의 속성을 갖게 되는데, 디지털 혁명으로 인해 이러한 구심적인 지식생산구조가 해체되고 편재적인 지식생산구조로 변화한다는 얘기죠. 또 인터넷의 빠른 확산은 새로운 참여민주적 커뮤니티의 탄생을 가능케 합니다. 박광성〓디지털혁명에는 부정적인 측면도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쌍방향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외양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사적, 집단적, 배타적 이기주의 욕망이 디지털 장에서 폭발적으로 분출되는 것을 어떻게 적절하게 걸러낼 것인가를 알 수 없거든요. 인터넷의 위용은 범세계적인 쾌락욕망의 충족과 거대한 부(富)의 창출력에 있는데 미국 중심의 폭력적인 시장단일화를 어떻게 차단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아직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김민수〓인터넷 중독, 컴퓨터게임 중독이란 표현이 있지만 전 인터넷이 이미 중독을 논하는 단계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매일 밥을 먹지만 `밥 중독'이란 말은 쓰지 않지요. 디지털문명은 하나의 개념으로서가 아니라 이미 우리 마음과 결합되어 신체 주변을 맴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몸에 대한 이론과 마음의 생태학에 대한 연구는 별로 없어요. 김동윤〓디지털 혁명에 관해 제대로 접근이 안되는 이유는 아직 학문적, 보편적 언어문법을 정립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로서는 디지털 문명의 중층적 의미를 하나씩 벗겨내면서 현재의 잘못된 인식을 극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인터넷이 과연 인쇄술만큼 혁명적인 변화, 코페르니쿠스적 인식 전환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김민수〓솔직히 저는 디지털 혁명이란 말 자체에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아무리 디지털화하더라도 지금까지 우리가 지녀온 인식, 관습, 경험이 관련되어 `문화적 접점'을 찾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혁명'이란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죠. 오히려 `문화적 연속성'의 차원에서 `변종'을 만드는 과정으로 이해해야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성도〓문제는 과연 새로운 매체시대에서 구 매체는 싹쓸이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디지털 시대에도 구 매체는 여전히 공존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소리는 인류가 간직해 온 가장 아름다운 매체이며, 책의 지적(知的) 아우라는 전자책(e-book)으로는 보상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박광성〓디지털과 아날로그가 부닥치면서 서로 영향을 주는 상생적 공존 관계로 변화해갈 것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디지털 혁명을 무조건 따르자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역사적 의미를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지를 우리가 선택하고 결단해 나가자는 이야기지요. 김동윤〓우리사회는 지연 혈연 학연 등으로 조직된 수직적 연대감과 소속감으로 인해 매우 배타적인 문화를 형성하고 있고, 그야말로 이것은 시민민주주의가 지향하는 평등하고 보편적인 가치구현에 커다란 장애요소입니다. 그런 면에서 볼때 인터넷이 구성하는 사이버 사회는 2세기전 유럽 계몽주의가 기획했던 바를 실현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성도〓이제 더 이상 대학 교수들은 전통적인 학문적 권위만으로 동일한 전공 내용을 반복하기가 힘들게 되었습니다. 하이퍼 미디어가 가능케 한 커뮤니케이션의 상호 작용성은 사이버 교육의 효율성은 물론, 학자들끼리의 생각의 교환과 유통 속도를 높여 지식 패러다임의 변화 속도에 상승 효과를 가져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광성〓디지털 혁명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걸맞은 동아시아 전통의 보편적 개별성을 어떻게 새로운 문명형식으로 내용화시킬 수 있겠는가. 이에 맞추어 동아시아 지식인의 열린, 느슨한, 그리고 섬세한 연대가 새롭게 제기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미래는 지금 우리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정리〓오애리기자> |